볼락을 처음 만난 건 봄밤 방파제 끝자락이었다.
물가에 조용히 앉아 있던 찌낚시꾼들 사이에서, 나는 혼자 루어를 던졌다.
어둠 속에서도 미묘하게 반짝이는 라이트 게임 전용 장비.
아무 기대도 없이 툭툭 던지던 중, “톡” 하는 짧은 진동이 손끝을 때렸다.
그날 처음, 볼락이라는 생선을 루어로 낚아봤다.
장비를 꾸리며 배우는 것들
볼락대는 6.5~8피트 사이가 딱 좋다.
짧지도 길지도 않은 이 길이가 초보자에겐 정말 유리하다.
방파제나 좁은 공간에서 캐스팅할 때도 부담 없고, 반대로 멀리 던져야 할 땐 충분한 탄성으로 루어를 날릴 수 있다.
섬세한 입질을 감지하려면 초리 끝이 예민해야 하는데, 요즘 전용 볼락대들은 앞부분은 가볍고 부드럽게, 뒷부분은 튼튼하게 잘 나와 있다.
릴은 작고, 부드러워야 한다.
1000~2000번급 스피닝릴이면 충분하다.
손목 부담 없이 장시간 써도 편하고, 줄이 고르게 감기니 입질 대응도 좋다.
라인은 PE 0.4~0.6호 정도.
너무 두꺼우면 입질이 떨어진다.
쇼크리더는 플로로카본 1~2호, 한 뼘 길이 정도 묶어준다.
바닥이 복잡한 포인트에서 줄 터지는 걸 막아준다.
지그헤드는 1g 전후.
딱히 고급 장비가 아니어도 된다.
0.8g짜리에 소형 웜 하나 꿰면 준비 끝이다.
원투하고 싶으면 플로트 리그로 바꿔보자.
멀리 있는 볼락까지 공략 가능하다.
볼락은 어디에 있을까?
밤이 되면 볼락은 위로 올라온다.
해가 지면 방파제 주변, 테트라포드 틈, 항구 구조물 아래쪽으로 볼락이 몰려든다.
특히 가로등이나 작업등 불빛이 떨어지는 자리에 은근히 모여 있다.
밤이면 어둠 속에서 갑자기 물속에 은하수가 내려앉은 것처럼 반짝이는 무리들이 있다. 그게 바로 볼락이다.
낮엔 깊은 곳에 숨는다.
햇살이 강하면 암초나 해초 근처, 그늘진 수심 깊은 곳에서 입질이 약하다.
활성도도 떨어져서, 웜이 바로 옆에 떨어져야 겨우 반응하는 정도다.
캐스팅부터 챔질까지
입질은 ‘툭’ 하고 온다.
처음엔 헷갈릴 수도 있다.
바닥에 걸린 건지, 물고기인지.
하지만 몇 번 경험해보면 그 짧은 순간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입질이 오면 망설이지 말고 살짝 툭, 챔질.
너무 세게 당기면 입술이 찢어지거나 빠질 수도 있다.
입질이 없다고 해서 포기하지 말자.
루어를 느리게 끌어오거나, 다른 위치에 살짝 떨어뜨려 보는 것만으로도 입질이 바뀐다.
군집성이 강한 어종이라 한 마리 잡히면 연속으로 올라올 가능성도 크다.
볼락은 이렇게 먹는다
잡은 볼락은 회로도 좋고, 소금구이도 괜찮다.
살이 단단하고 뼈가 얇아 튀김에 딱이고, 탕을 끓여도 비리지 않다.
특히 작은 볼락 여러 마리로 끓인 ‘볼락 맑은탕’은 밤낚시 마무리로 최고다.
국물 한 숟갈에 소주 한 잔이면, 그 날 낚시가 완성된다.
낚시는 배려다
볼락은 성장 속도가 빠르지만, 15cm 이하의 개체는 법적으로 포획 금지다.
또 밤낚시 중엔 안전이 최우선이다.
미끄러운 방파제 위, 구명조끼 하나쯤은 꼭 챙겨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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