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층 돌 굴리는 소리가 내집 천장에서 들린다

층간소음이라고 하면 윗집에서 내려오는 소리로 아는 사람이 많다.

나 또한 그랬고, 층간소음 고통에서 해방되고자 아파트 꼭대기 층으로 이사를 왔다.

그러나 나는 층간소음에서 완전히 해방되지 못했다.

바로 아래층 층간소음 때문이다.

 

그런데 놀라운 건, 아래층에서 발생시키는 소음이, 마치 위층에서 내려오는 것 같은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비슷한 게 아니라 그냥 위층에서 내려오는 소음과 같다고 봐야 한다.

앞에서 말했듯이 나는 꼭대기 층에 살고 있다.

그런데 아래층에서 뭔가 단단한 것을 떨어뜨리거나 바닥에 굴리면 이 소음이 고스란히 벽을 타고 올라와서 내 집 천장에서 내려오게 되는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아래층에서 올라오는 층간소음은 우리집 천장에서 내려오는 것처럼 느껴진다.

 

따라서 층간소음으로 고통받고 있다면, 조금 더 조심스럽게 확인과정을 거쳐야 한다.

나는 수년간의 층간소음 피해자 경험으로 소음의 종류와 위치를 인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

윗집에서 내려올 확률이 높은 소음은 발소리와 개밥그릇처럼 가벼운 금속성 소음, 진공청소기 롤러 굴리는 소리 등이다.

윗집인지 아랫집인지 정밀하게 조사해 봐야 할 소리는 둔탁한 충격음이다.

망치나 드릴처럼 진동을 동반하는 소음은 벽을 타고 흐르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소음과 함께 진동이 어느 방향에서 더 강한지 판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