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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점만 간단히

당근마켓 판매자 구매자 팁

by ▙ ▚ ▛ ▜ 2024. 4. 22.

당근마켓의 누적가입자는 3600만명이라고 한다. 월간 앱을 한 번이라도 열어 본 사용자가 1900만명이라고 하니 명실상부한 국민앱이 되었다.

회사에서 배운 영업과 협상의 노하우를 당근마켓에 접목하면서 알게 된 몇 가지 팁을 공유한다.

판매자일 경우

🫣 숨기려고 하지 말 것 : 제품의 사소한 흠결을 모두 오픈해야 한다.

구매자는 제품에 앞서서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살피고 있다.

당신이 구체적인 정보를 줄수록 당신에 대한 신뢰는 높아진다.

당신이 정보를 감출수록 당신을 의심하게 된다.

사람이 사기꾼 같은데 가격이 아무리 좋다한들 선뜻 사고 싶은 사람은 없다.
상세설명에는 반드시 실물사진을 넣고, 구매자 입장에서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입하도록 한다.

다른 사람이 올린 제품을 검색해서 어떤 내용을 채워 넣으면 좋은지 확인하고 꼼꼼하고 성의 있게 작성하자.

구매자가 원하는 정보가 없어서 여러 번 채팅으로 묻고 답하기에는 서로 부담스럽다.

 

🤝 네고를 받아들여라 : 인터넷에서는 네고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사회생활을 하면서 협상은 기본이다.

협상을 두려워하거나 혐오하는 판매자들이 있는데, 전통 시장에 가도 흥정은 있다.

게시글에 아예 '네고 문의 사절'이라고 못 박은 판매자들이 있는데, 중고 시장임을 감안하면 참 뭐하는 건가 싶다.

당근마켓에서는 흥정 또한 하나의 문화이고 재미다.

협상 내용이 마음에 안 들면 정중히 거절하면 된다.

여기서 큰돈을 벌려고 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이참에 당근에서 협상 능력을 키워라. 사회생활의 큰 자산이 될 것이다.

맘 편하게 네고 해 줄 생각을 하고 가격을 조금 올려놓아도 된다.

 

그리고 글에다가는 '네고 가능합니다' 이런 말은 쓰지 마라.

아마도 구매자의 주저함을 풀어주려고 쓴 말 같은데 그럴 필요 없다.

앞에서도 말 했다시피 네고는 항상 가능해야 하는 것이다.

네고를 원하는 사람만 대응해 주면 되는 것이다.

네고 해 줄 때 해 주더라도, 상대가 어렵게 얻어냈다는 느낌을 받아야 상대도 만족한다.

판매자가 네고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먼저 알려 주면, 구매자 입장에서는 게시된 가격을 믿을 수 없게된다.

상대는 가격을 부르지도 않았는데 내가 먼저 깎아줘서도 안된다.

상대는 조금 더 깎을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네고하는 방법 : 구매자가 부른 가격의 중간 가격을 다시 부른다.

예컨대, 내가 올린 가격이 10만원인데 상대가 8만원을 불렀으면 나는 다시 9만원을 부르는 것이다.

물론 애초에 깎아줄 마음이 있었다는 전제에서다.

깎아줄 마음이 없더라도 가격에 대해서 조금의 성의라도 보여주면 물건을 빨리 처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건은 빨리 처분하고 잊어버리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가격을 깎아줄 때는 이유를 붙여주면 더 좋다.

상대가 보기에 이유가 합리적이고 배려받았다는 기분이 들면 된다.

 

"저희 집 앞까지 와 주시니까 돌아가시다가 커피라도 한 잔 하시라고 빼드릴게요."

 

상대 역시 협상에 만족한 느낌이 들면 이번 거래는 성공한 것이다.

 

<에피소드 한 토막>

거의 사용하지 않은 15년 이상된 6만원짜리 불판을 5천원에 내놓았는데, 누군가 4천원에 달라고 흥정이 들어왔다.

나는 이런 상황을 재밌어하는 편이다. 이거 팔아서 부자가 될 것도 아니고.

나는 채팅창에 답을 남겼다.

 

"4천원은 힘들 거 같고, 4500원에 드리겠습니다."

 

500원 때문에 힘들일이 뭐가 있겠나. 마음을 비우면 즐거운 경험이 된다.

구매자는 물건을 받아가면서 5천원을 입금했다.

 

📢 채팅은 최대한 즉시 대응하라 : 카톡 대하듯이 간보거나 뜸 들이지 말고 즉각 즉각 답해 주면 신뢰감이 높아진다.

우리는 채팅에 대한 답이 없을 때 어떤 느낌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즉각 즉각 대답하면 빨리 결론내고 각자의 일을 보면 되는데, 빨리 답을 하지 않아서 채팅창을 신경 쓰게 된다.

시간 낭비다.

물건을 팔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빠르게 답변하자.

조금 늦었다면 답이 늦어서 죄송하다는 멘트까지 남겨주면 당근 너머의 당신은 멋진 사람으로 보일 것이다. 

불친절이 만연한 세상에서는 쿨하고 바르게 행동하는 것이 경쟁력이다.

 

🏷️ 가격을 자주 바꾸지 마라 : 가격을 올렸다 내렸다 자주 바꾸지 마라.

어떤 판매자는 나와 거래가 성사되어 찾아가기로 했는데 취소를 하고 가격을 올리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사람은 평판이 점점 나락으로 갈 것이 뻔하다.

물건이 안 팔리면 가격을 내리는 것이 정상이다.

채팅이 많이 들어오면 가격을 올리려고 갑자기 물건을 숨기는 경우도 있다.

작은 이익에 연연하지 말고 시원시원하게 정리하고 잊어버리자.

 

🪰 성가신 구매자는 피해라 : 채팅은 협상을 통해 가격을 확정하고 실제로 만나는 과정을 위해서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채팅을 통해서 제품을 다시 설명할 필요가 없도록 사전에 게시물을 작성할 때 자세히 쓰는 것이 좋다.

판매자가 미처 알리지 못한 사항에 대해서는 당연히 질문이 들어올 수 있다.

그러나 뭔가 물 흐르듯이 진행이 되지 않고 요구사항이 많다면 그냥 접는 것이 좋을 수 있다.

 

<경험담>

집에 모니터가 3대 있었는데, 한 대당 4만원에 내놓았다.

한 구매자가 모니터 한 대를 구매하며 DC를 요구해서 3만 5천원에 해 주기로 했다.

사정이 있어서 당장 못 오고 며칠 후에 오겠다고 하여 기다렸다.

며칠 후에 또 연락이 왔는데 모니터 3대를 다 연결해 보고 자기가 하나 골라가면 안 되느냐고 물어왔다.

그리고 3만원에 해 주면 안 되겠냐고 물어왔다.

그냥 손절했다.

3만원 벌자고 사람을 집에 들여서 저 번거로운 작업을 하는 것보다 그 시간에 빨래라도 하는 게 이득이다.

소인배들은 절대로 부자가 될 수 없다.

피자 한 판 가격에 크게 이득을 본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몇 푼 더 아끼려고 인생을 낭비한다.

 

🛍️ 담아서 줘라 : 타인을 배려하는 사람은 타인의 불편함에 대해서 생각한다.

음식을 넘길 때는 쟁반에 받치고, 음식을 권할 때는 수저를 챙겨주는 것과 같다.

설사 모르는 사람이고 앞으로 볼 일이 없어도 말이다. 

물건을 건넬 때는 들고 가기 쉽게 담아서 주어라.

그게 당신이 괜찮은 사람인 이유다.

하물며 거래에서는 더욱 그렇다.

모든 일을, 아 귀찮아... 내 알 바 아니야... 식으로 대하는 태도는 앞으로 일이 잘 풀릴 가능성이 떨어지는 사람들이다. 

 

나는 구매자 입장에서 판매자를 만났는데, 부품도 많은 제품을 그냥 그대로 가져온 경우가 있었다.

게다가 걸레질도 한 번 하지 않아서 먼지가 그대로였다.

그걸 가슴에 안고 겨드랑이에 끼고 해서 차로 옮겨야 했다.

당연히 후기는 빵점을 남겼다.

물건을 팔 생각이면 한 번 닦아서, 깨질만한 물건은 신문지나 뽁뽁이로 감싸고, 충분한 크기의 쇼핑백이나 비닐봉지에 담아서 줘라.

 

구매자일 경우

📄 상세설명이 없는 물건은 접근금지 : 물건을 파는 사람이 내용을 성의 있게 작성하지 않았다는 것은 물건이든 사람이든 믿을 수 없는 것이다.

어떤 놈들은 100만원짜리 노트북을 팔면서 인터넷에서 따 온 사진 한 장만 덜렁 올려놓는 경우도 있었다.

채팅으로 물어보면 며칠이 지난 후에야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간단하게 답하는 놈들이 있다.

가격이 아무리 매력적이더라도 이런 물건은 건드리는 게 아니다.

한국 사회는 사기를 치지 않는 게 범죄라고 할 만큼 신뢰가 떨어진 사회다.

 

🤝 협상은 하는 게 좋다 : 협상은 하고 본다. 밑져야 본전이다.

협상이라고 하면 상대와 싸우는 건 줄 알고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모든 비즈니스에서 흥정이 없는 세상은 없다.

당근 같은 심플한 거래에서 필요한 협상스킬은 정중함과 간결함 뿐이다.

길게 말하지 말고 매너 있게 가격을 요구하고 아니면 그만인 것이다.

 

"혹시, 00만 원에 가능하시면 지금 바로 구매하고 싶습니다."

 

안 된다 그러면, 분위기 봐서 한 번 더 도전해 볼 수 있다.

 

"그러면 5천 원만 빼 주시면 안 될까요. 거래하고 커피 한 잔 사 먹게요. ^^"

 

📢 답변이 늦는 판매자는 피한다 : 적극적이고 성의 있는 판매자와 거래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채팅을 못 본 척하고, 답변에 성실함이 보이지 않는 판매자는 거르는 게 답이다.

반면에, 활발하게 거래에 참여하는 판매자로부터는 추가적인 할인을 얻어 낼 수도 있다.

 

🏠 웬만하면 판매자 동네로 찾아간다 : 당근에서는 대부분의 경우 구매자가 을이다.

특히 인기가 높은 물건은 내가 잡은 게 행운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가격을 조금 깎고 판매자 동네로 가는 것이 서로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다.

중간에 만나려고 하면 서로 위치를 확인하고 채팅을 주고받아야 하고, 날씨라도 안 좋으면 물건이 비에 맞을 수도 있다.

물론 만나는 장소도 협상 대상이므로 상황을 봐서 판단하면 된다.

 

<경험담>

한 번은 착즙기를 팔 때였는데, 비도 오는데 어디까지 나와주시면 안 되겠냐고 문의가 와서 기가 막혀하고 있었다.

착즙기는 무거워서 무게도 6.8kg이나 나간다.

뭐 이런 무개념 인간이 있나 싶어서 취소하려고 했는데, 마침 분위기를 감지한 상대가 원래대로 집 앞으로 온다고 해서 판매를 완료한 경험이 있다.

어차피 차 가지고 올 거면서 왜 둘 다 피곤해야 하나.

좋은 물건을 좋은 가격에 산다면 판매자를 배려하고 매너 점수를 받는 게 이득이다.
여기서 놓치면 시간만 낭비하게 되는 것이다.

살면서 상대가 있는 계획은 될수 있으면 틀어놓지 않는 게 혼동을 줄이고 빨리 끝낼 수 있다.

 

💰 서로 당사자임을 확인한다 : 최근에 당근 사기 사건이 있었는데, 판매자에게는 구매자인척 하고, 구매자에게는 판매자인척 해서, 자신의 계좌로 돈을 입금받은 사례다.

비서를 보낸다느니, 다른 사람을 보낸다거나 미리 계좌번호를 보내주고 입금 해 달라는 소리는 의심 해 봐야 한다.

현장에서 만난 사람으로부터 물건과 계좌번호를 받고, 상대도 그 자리에서 입금을 확인한다면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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