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 한영 전환 딜레이 속도 해결법

맥북 사용자들의 영원한 숙제는, 한영전환 딜레이 문제다.
아직도 애플이 "한글 사용자? 몰라요~" 라고 말하며 모르쇠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 쓰는 도중 한영전환 키를 눌렀는데 화면이 따라오질 않아서 오타가 쏟아지는 그 순간, 깨닫게 된다.
“아, 내가 이래서 윈도우를 못 잊는구나…”

그렇다면 해결책은 없을까?
다행히, 있다. 바로 Karabiner라는 프로그램이다.
물론 완벽한 치료제는 아니지만, 적어도 이 딜레이 문제를 상당히 완화시켜준다.

Karabiner, 너는 누구냐?

Karabiner는 맥북 키보드를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핵심은 이 프로그램으로 오른쪽 Command 키를 한영전환 키로 설정하는 것이다.
"오른쪽 Command 키?" 맞다.
평소엔 별로 쓰지 않아서 쓸모없어 보이지만, 우리의 한영전환을 구원할 열쇠다.

왜 Karabiner를 써야 할까?

애플이 기본 제공하는 한영전환은 caps lock 키를 이용하는데, 이게 딜레이가 장난 아니다.
빠른 타자 치다가 한영전환을 하면 엉뚱한 글자가 튀어나오는 건 기본 옵션이다.
반면, Karabiner로 설정한 오른쪽 Command 키는 속도와 안정성 면에서 훨씬 낫다.

설정 방법

 

1. Karabiner 설치하기
Karabiner 공식 사이트(pqrs.org)에서 프로그램을 다운받는다.
참고로 앱스토어에는 없으니, 다운로드 과정에서 뜨는 경고창은 그냥 무시하고 설치를 진행하자.

Karabiner 홈피에 가서 최신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자. 앱스토어에는 없다.

설치를 완료하면 프로그램 아이콘이 두 개 보인다.

Karabiner-Elements를 실행한다.

 

 

2. 오른쪽 Command 키를 한영전환 키로 설정하기
Karabiner를 열고 오른쪽 Command 키에 F18이라는 가상의 키를 할당한다.

오른쪽 command키에 F18을 할당하자. 이제 command키가 눌리면 카라비너는 이를 가로채서 맥북에게 F18이라는 가상의 키가 눌린 것으로 속인다.

3. 이전 입력 소스 선택을 F18로 설정
시스템 설정 > 키보드 > 키보드 단축키 > 입력 소스에서 "이전 입력 소스 선택"에 F18을 할당한다.
더블클릭하여 오른쪽 command키를 누르면 F18로 설정된다.
이제 오른쪽 Command 키가 한영전환 키로 동작한다.

왼쪽의 '입력 소스' 메뉴를 선택하면 오른쪽에 '이전 입력 소스 선택' 메뉴가 보인다. 한영전환을 담당하는 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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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테스트 - Caps Lock vs Command

Karabiner로 설정한 오른쪽 Command 키와 기본 caps lock 키의 한영전환 속도를 비교해 봤다.
테스트는 r키와 한영전환 키를 번갈아가며 몇 번의 테스트를 해 봤다.

Caps Lock키와 Command키를 통한 한영전환을 테스트 해 봤다. r키를 한영전환하며 다다다다 눌러서 테스트 했다.

 

caps lock / r 연속 교차 입력 : rㄱㄱㄱㄱㄱㄱㄱrrrrrrrrrrㄱㄱrrrrㄱㄱrrㄱrㄱ
command / r 연속 교차 입력 : ㄱrrㄱrㄱrㄱㄱㄱrrrㄱrㄱrㄱrㄱrㄱrrrㄱㄱrㄱrㄱㄱ

caps lock / r 연속 교차 입력 : rrrrㄱㄱㄱrrㄱrrㄱrrrrㄱㄱrrㄱrㄱrㄱrrㄱrㄱ
command / r 연속 교차 입력 : ㄱrrㄱㄱrㄱrㄱrㄱrㄱrㄱrㄱㄱㄱrㄱㄱㄱrㄱrrㄱㄱrㄱrㄱrㄱrㄱr

caps lock / r 연속 교차 입력 : rrrㄱㄱrrrㄱㄱㄱrㄱㄱrㄱrㄱrrㄱrrㄱrㄱrㄱr
command / r 연속 교차 입력 : rㄱrㄱrㄱrㄱrㄱrㄱrㄱrㄱrㄱrㄱrㄱㄱrㄱㄱrㄱrㄱr

 

확실히 Command 키가 한영전환 속도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제 "글 쓰다 딜레이 때문에 빡친다"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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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복잡하게 해야 할까?

Karabiner라는 이름은 산악 장비에서 따온 거다.
원래 카라비너는 밧줄이나 앵커 같은 걸 걸어 연결하는 용도로 쓰이는 작은 갈고리인데, 이 프로그램도 이름처럼 맥북의 키보드를 가로채는 역할을 한다.

그럼 Karabiner가 한영전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쉽게 설명해 보겠다.

 

먼저 이전 입력 소스라는 것은 한영전환을 의미한다.
맥북에서 애초에 이전 입력 소스에 Command키의 할당이 가능했다면 카라비너를 사용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맥북에서는 모종의 이유로 여기에 Command키를 할당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오른쪽 Command키를 눌렀을 때, 맥북에게 이전 입력 소스에 할당 할 수 있는 다른 키가 눌린 것으로 속일 수 있다면, 그 키를 한영전환키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카라비너에서 한영전환키를 가상의 F18이라는 키로 사용하기로 했다.

그래서 카라비너에서 오른쪽 Command키가 눌리면 F18키가 눌린 것으로 맥북을 속이라고 설정한 것이다.

따라서 이전 입력 소스 선택 메뉴에서 키를 할당 할 때 오른쪽 Command를 누르면 맥북은 F18키가 눌린 것으로 알고 이를 할당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맥북은 F18키가 눌릴 때마다 한영전환을 하게 된다.

한영전환 동작의 흐름

Karabiner를 설정한 뒤 한영전환 키가 작동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오른쪽 Command 키를 누른다
2. Karabiner는 이것을 가로채서 맥북에게 F18키가 눌린 것으로 속인다.
3. F18키는 이전 입력 소스(한영전환)에 해당하는 키이므로 맥북은 한영전환을 하게 된다.

이젠 딜레이와 작별할 시간

맥북의 한영전환 딜레이 문제는 Karabiner를 통해 상당히 완화할 수 있다.
오른쪽 Command 키를 한영전환 키로 활용하면, 윈도우에서 느꼈던 빠릿빠릿한 전환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진다.

애플이 이 문제를 언젠가 고쳐줄 거라 기대하는 건, 솔직히 말해 모르겠다. '한국어? 그게 뭔데?'
현재로서는 Karabiner로 직접 해결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다.